Years and Years: 드라마가 예언한 2025년, 현실과 얼마나 닮았나?
드라마 '이어즈 앤 이어즈'의 섬뜩한 예언, 2025년 현실과 소름 돋는 평행이론
2019년, 영국 BBC에서 방영된 6부작 드라마 '이어즈 앤 이어즈(Years and Years)'는 한 가족의 15년 연대기를 통해 우리가 마주할 미래를 섬뜩할 정도로 현실적으로 그려냈습니다. 당시에는 과장된 디스토피아적 상상으로 치부되기도 했지만, 2025년을 살아가는 지금, 드라마 속 장면들은 단순한 허구를 넘어선 '예언'처럼 느껴지며 다시금 회자되고 있습니다.
드라마 속 2019년부터 2025년까지의 사건들이 실제 우리의 현실과 얼마나, 그리고 어떻게 닮아있는지 구체적인 에피소드와 실제 사건을 비교하며 심층적으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정치: 포퓰리즘의 부상과 리더들의 퇴장
비비언 룩의 등장 vs 현실 정치의 극단화
드라마 속 장면: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2선에 성공하며, 퇴임 전날 중국령 섬(훙샤다오)에 핵무기를 발사하는 사건이 벌어져 디스토피아의 서막을 엽니다. 세계 무대에서 극단적인 외교적 갈등, 전쟁, 지도자의 사망(엘리자베스 2세, 앙겔라 메르켈)이 속출합니다.
사업가 출신 비비언 룩(Vivienne Rook)은 TV 토론회에 출연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는 X도 신경 안 쓴다(I don't give a f**k)"는 파격적인 발언으로 하루아침에 스타덤에 오릅니다. 그녀는 '사성당(Four Star Party)'이라는 신당을 창당하고, 진실과 거짓을 교묘히 섞은 직설적인 화법으로 기성 정치에 환멸을 느낀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아 결국 총리의 자리에 오릅니다.
2025년의 현실: 도널드 트럼프의 재선 성공,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 당선 등 전 세계적으로 극단적인 주장을 앞세운 포퓰리스트 정치인들의 약진이 두드러졌습니다. 이들은 복잡한 문제를 단순화하고, 기성 정치권과 언론을 '적'으로 규정하며 대중의 분노를 동력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비비언 룩과 정확히 같은 전략을 구사합니다. 소셜 미디어는 이들의 핵심 무대가 되었고, 짧고 자극적인 메시지가 이성적인 토론을 압도하는 현상은 이제 일상이 되었습니다.
주요 지도자들의 퇴장
드라마 속 장면: 드라마에서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서거하며 한 시대가 저무는 것을 암시합니다.
2025년의 현실: 실제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2022년 9월 서거하며 영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사망하지는 않았지만, 2021년 정계에서 은퇴하며 독일과 유럽 연합의 한 시대가 마무리되었습니다. 드라마는 이들의 죽음을 통해 구질서의 붕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는데, 현실에서도 이들의 퇴장은 세계 질서의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국제 정세: 신냉전과 무너진 국제 공조
미국의 '훙샤다오' 핵 공격 vs 격화되는 미중 갈등
드라마 속 장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임기 마지막 날, 중국이 건설한 인공섬 '훙샤다오'에 핵무기를 발사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집니다. 이 사건은 전 세계를 핵전쟁의 공포로 몰아넣고, 라이언스 가족이 방공호용 테이프를 창문에 붙이며 공포에 떠는 장면으로 이어집니다.
2025년의 현실: 다행히 실제 핵 공격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미중 갈등은 드라마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다방면에서 격화되고 있습니다. 무역 전쟁으로 시작된 갈등은 기술 패권 경쟁, 남중국해와 대만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으로 번졌습니다. 양국은 반도체, AI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서로를 공급망에서 배제하려는 노골적인 움직임을 보이며 '기술 신냉전' 시대를 열었습니다.
푸틴과 시진핑의 영구 집권과 UN의 무력화
드라마 속 장면: 러시아의 푸틴과 중국의 시진핑이 종신 집권의 길을 열고, 국제연합(UN)은 사실상 무력화되어 각국은 자국 우선주의로 회귀합니다.
2025년의 현실: 이 예언은 소름 돋을 정도로 정확히 들어맞았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2018년 국가주석의 임기 제한을 철폐했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역시 2020년 개헌을 통해 사실상 종신 집권의 길을 열었습니다. 2022년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UN 안보리는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고, 이는 국제 공조 체제의 붕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 되었습니다.
경제와 기술: AI의 역습과 트랜스휴머니즘의 도래
스티븐의 실직 vs AI의 일자리 대체
드라마 속 장면: 금융 컨설턴트인 스티븐 라이언스는 자신의 업무가 AI 알고리즘으로 대체되면서 하루아침에 실직하고, 이후 음식 배달, 자율주행 자전거 운전 등 불안정한 긱 워커(Gig worker)로 전락합니다.
2025년의 현실: ChatGPT로 대표되는 생성형 AI의 등장은 화이트칼라 일자리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현실로 만들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전 세계 3억 개의 일자리가 AI로 대체될 수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회계, 법률, 금융 등 전문직 영역까지 AI가 빠르게 침투하면서, 'AI에 일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는 불안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베서니의 꿈 '트랜스휴먼' vs 현실이 된 기술-인체 결합
드라마 속 장면: 라이언스 가문의 10대 소녀 베서니는 자신의 신체를 데이터화하여 클라우드에 업로드하는 '트랜스휴먼'을 꿈꿉니다. 그녀는 부모 몰래 손가락에 통신 칩을 이식하고, 궁극적으로는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려 합니다.
2025년의 현실: 일론 머스크의 뉴럴링크(Neuralink)는 2024년, 인간의 뇌에 컴퓨터 칩을 이식하는 데 성공하며 트랜스휴먼 시대의 서막을 열었습니다. 스마트 워치로 심전도를 측정하고, 스마트 링으로 수면 상태를 분석하는 것은 이미 보편화되었습니다. 신체에 칩을 이식해 결제나 신원 확인에 사용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드라마 속 베서니의 꿈은 더 이상 황당한 상상이 아닌, 눈앞에 다가온 기술적 현실이 되었습니다.
사회와 인권: 혐오의 시대와 난민 문제
난민 빅토르의 비극 vs 심화되는 반이민 정서
드라마 속 장면: 라이언스 가문의 다니엘과 사랑에 빠진 우크라이나 난민 빅토르는 영국의 강경해진 난민 정책 때문에 강제 추방당합니다. 그는 다시 영국으로 돌아오기 위해 험난한 밀입국을 시도하다 결국 보트 위에서 비참한 죽음을 맞이합니다.
2025년의 현실: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는 난민 문제로 극심한 홍역을 앓고 있습니다. 영국은 르완다로 망명 신청자를 보내는 강경 정책을 추진하며 국제적인 비난을 받았고, 지중해에서는 지금도 수많은 난민들이 드라마 속 빅토르처럼 목숨을 건 항해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전쟁, 기후 변화, 경제난으로 인해 난민의 수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으며, 이들을 향한 혐오와 차별 또한 위험 수위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이어즈 앤 이어즈'는 단순한 드라마를 넘어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깊은 성찰을 요구하는 강력한 경고문입니다. 드라마가 예언한 최악의 미래를 피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지, 라이언스 가족의 이야기는 2025년 우리에게 무거운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
댓글
댓글 쓰기